본 논문은 손양원 목사의 불같은 믿음과 언행일치의 삶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생겨난 희생자들에 대한 돌봄과 사랑의 손길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하나님과 이웃 사랑에 초점을 둔 손 목사의 신앙과 신학과도 일치할 뿐 아니라, 그의 삶과 순교를 더욱 뜻있게 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몰트만(Jurgen Moltmann)은 십자가에 못박히신 하나님의 고통과 희생자들의 고통이 서로 메아리친다고 주장하는 반면, 볼프(Miroslav Volf)는 한 발 더 나아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이 희생자들과 가해자들 모두를 보듬어 안으며, 그들 또한 서로를 안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논문은 위의 두 입장을 지지함과 동시에, 손 목사의 믿음의 표현인 용서와 안음의 결과로 뜻밖에 정신적, 경제적, 영적 고통의 희생자였던 부인과 자녀들은 물론이고, 손 목사의 두 아들의 살인자이며 용서받은 양아들로서 심리적 압박감과 죄책감을 감수해야 했던 그와 그의 가족의 가해자 겸 선한 행실의 수혜자인 안재선 또한 돌봄의 중요한 대상들임을 드러냈다. 손 목사 가족들의 아픔과 희생을 인정하고 그들을 돌보아야 하며, 용서와 사랑의 대상인 안재선 또한 한 인격자로서의 존엄성을 인정해주어야 한다. 끝으로 선의의 희생자들 모두가 치유되고 타인을 안을 수 있게 되기까지 충분한 시간과 안전한 공간이 제공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