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근대적인 성서비평이 등장하기 이전, 소위 알레고리적 해석이 주류를 이룬 후기중세의 성서해석이 자의적이고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라 주석가의 시대적 요구와 가치에 부응하여 발전되어간 것임을 다섯 권의 아가서 주석을 통해 단편적으로나마 예시하고자 한다. 고대교회의 성서해석은 수도원/대성 당학교라는 환경 속에서 12세기 Glossa Ordinaria의 형태로 정리되었고, 13세기에는 발전해가는 중세대학을 중심으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방법론으로 체계화된 스콜라주의 성서해석으로 발전하였으며, 14세기에는 유대교 학자들의 영향으로 문자적 해석이 새로운 흐름으로 등장하여 근세 인문주의 종교개혁 성서해석에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알레고리적 성서해석은, 16세기에 루터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수도원적이고 스콜라주의적인 성격을 넘어서 종교개혁이라는 운동의 이념을 지지하는 또 다른 종류의 알레고리적 해석으로 이어져가게 된다. 알레고리적 성서해석의 역사는 성서해석이 성서에 관한 것일 뿐만 아니라 또한 성서를 향유하는 시대에 대한 것임을 우리에게 여실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