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고는 현존하는 중국의 가장 오래된 금석으로, 중화의 상징적 의미와 높은 문예적 가치를 겸비한 진귀한 유물이다. 고려시대부터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 과거 한국의 많은 문인들이 석고에 관심을 기울였다.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석고를 대상으로 한 작품은 지속적으로 창작되었다. 작가층은 연행을 다녀온 사람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그 내용은 석고를 직접 방문하고 느낀 감회나 석고에 대한 고증이 많았다. 석고를 대상으로 한 작품은 한유와 소식의 〈석고가〉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尊周’와 ‘尙古’적 정서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석고와 관련한 작품들을 세 시기로 나누어 살펴보면, 17세기 전반까지의 작품은 주로 석고의 유구하면서도 기구한 역사에 감탄하고 주나라 문명에 대한 숭상과 동경심을 표출하고 있다. 그러나 17세기 후반~18세기 전반에 창작된 작품들은 ‘尙古’·‘尊周’의 정서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청이 중국을 지배한 당시 현실을 애통해하고 세상이 바뀌길 기대하는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한편, 18세기 후반에 들어서면 고증학과 금석학 열풍이라는 학문풍토 위에 건륭제가 석고를 새로 제작한 일로 조선 문인들의 석고에 대한 관심은 한층 높아졌다. 이 시기의 지식인들은 건륭제의 새 석고 제작에 대해 일부 우호적 태도를 보였다. 아울러 석고를 이념적으로만 인식하지 않고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자 노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