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pus ID: 178753870

유럽 중심주의 비판을 위하여

@inproceedings{2009,
  title={유럽 중심주의 비판을 위하여},
  author={주광순},
  year={2009}
}
  • 주광순
  • Published 2009
  • 플라톤의 이데아론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론은 서구 형이상학의 기원이 되었다. 이들은 동일성과 통일성을 중심으로 존재자들 각각의 정체성을 밝히고, 그것들 전체를 하나의 계층지어진 체계로 엮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동일성과 통일성의 철학은 또한 근대에서 유럽중심주의라는 이데올로기에 기반이 되기도 했다. 이를테면 막스 베버는 서구적 합리성을 근거로 해서 “단지” 유럽에만 문화가 있으며 과학이 있다고 확신했다. 여기서 합리성은 유럽 문화의 정체성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비서구의 문화를 배제시킬 근거이기도 했다. 이에 반해서 그 자신 타자인 유태인 레비나스는 유럽 철학을 전체로 동일성 철학이요, 타자를 배제하는 전체주의라고 비판한다. 그는 서구 이성의 자기 중심주의 대신에 타자의 무한성과 외재성을 강조하여 타자를 표상화할 수 없다고 했다. 그에 따르자면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오히려 타자의 절규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렇게 해서 그는 존재론에서 윤리학으로 넘어간다. 불교라는 전혀 다른 풍토에서 용수는 존재자들 각각은 고정된 정체성을 가지 않으며, 그것들은 서로 의존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실체를 속성들로부터 구분해서 속성들을 일방적으로 실체에 의존시킨 반면에, 용수는 실체든 속성이든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는 없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해서만 존재한다고 했다. 더 나아가 실체와 속성은 서로 같지도 않지만, 다르지도 않다고 했다. 서구의 전통인 동일성과 통일성의 철학이 유럽 중심주의에 기여하기 쉽다면 레비나스의 타자성의 철학이나 용수의 상의성의 철학은 어떤 특정 문화의 중심주의를 비판하기에 적절한 패러다임의 철학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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